Saturday, April 6, 2019

페르시안 걸프의 안자락에 위치한 쿠에이트에 도착 - 김관수 요한보스코



페르시안 걸프의 안자락에 위치한 쿠에이트에 도착하여 접안을 대기하며 외항에 머물고있습니다. 사막의나라에도 4월의기적은 있는지,  잔비을 흩나리며 번개가 번쩍이는 래이저 빛으로 사방천공을 가르고, 우르르쾅 천둥소리들이 뒤를 따르고 짇은 비안개속에 갇혔있던 저무는 검붉은태양의 불타는 홍염의 광채가 검은바다 물결위에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연출되는 사막의 향연을 직감한 내육신은  총알같이 선교 갑판으로 날아가 바람과비와 번개와천둥, 그리고 넘실대를 석양빛를 온몸으로 음미하며 번개를 잡고자 허둥대며 전화기 카메라를 연신 눌러댔지만 결국 제대로 잡지도 못한체사막의 향연은 끊나고 멀리 항구의 불빛들이 하나둘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이곳 페르시안걸프는 나에게 수많은 사연들이 있는곳입니다.  중동의 오일머니가 터지면서 신화같은이야기들  -한국건설기업들, 건설기술자들 그리고 건설자재를 운송하는 선박들- 본인도 꽃다운 20대 젊은나이에 선박기관사로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애환을 겪었던곳입니다. 그리고 수년전에 바레인기지 미해군선박에서 근무한적도 있어 사막에대한 상식은 갖고 있었으나, 오늘같은 특별한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아리조나 Cave Creek 전원주택에 살던때가 생각납니다. 나는 그곳에 나만의의 천국을 거설하고자 일년가까이 새벽에 일어나 몇시간씩  비지땀의 흘리며 흙먼지속에서 땅을파고 연못을만들고 연못가운데 돌섬을 만들고 그곳에 큰아들을 지극히 따르는 타이거라는 이름의 애완견의 돌집도 만들고 폭포수도,  오색불밫 분수도 만들고....,   그리고 서울사돈을만나 그 넓고 웅장한 정원(?)에서 지역유지, 친지들의 축복을 받으며 큰아들 약혼식도 하고....., 나는 나를  육체 한계까지 혹사하여 만들어놓은  그정원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한번은 아들중에 하나가 동부 명문대 입학허가를 받았다고 식당부억에서 죽기살기로 일하고 있는  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식당문을닫고 집에오면서 큼직한 포도주 한병을 들고 왔습니다. 
기다리고 있는 세아들과 조촐한 파티를 열었습니다. 
메마른심신에 한잔의 포도주가 나른한 피로감을 몰고왔다. 그리고 회한이 몰려왔습니다.
조용히 뒷뜰로가 내가 만든 분수도 오색찬란하게  용량껏 올렸놓고,  정원불도 환하게 밝혀놓고, 야회 오디오 스피커에 베토번의 운명을 은은하게 틀어놓고..
파라솔비치 의자에 앉자 또한잔의 포도주를 마십니다. 또 주책없는 서름이몰려옵니다. 흐느낌이 따라옵니다. 창문넘어 흘러나오는 아들들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려옵니다. 나는 테이블 위에 얼굴을 뭍고 꺼이꺼이 울기시작합니다. 그러자 갑자기 담장넘어 가요리( 사막늑대)   한마리가  "허어이....,"하고 길게 울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소리를 받아 다른 장소에서  다른 가요리가 화답을 합니다.
몇번의 화답이 이어지다 결국  그 텅빈사막의 온 가요리들의 짖는소리와 우리소리가 별빛찬란한 하늘로 그리고 메마른 땅으로 울려 퍼저간다.
소란스런소리에 파뭍고있던 고개를 들고 보니  세아들이 내등뒤에서 긴그림자들을 드리우고 서서 훌쩍훌쩍훌쩍 울고 서있었습니다.
겨면쩍기도하고 또 할말을 잃은 나는 무심히 이층방침실로 올라왔습니다.  하루동한 숨이차도록 식당일로 지친 어내는 자느듯 커다란 침대위에 조그만하게 누워있습니다.
창틀을 올리고 담장넘어 초롱초롱 쏟아지는 별빛아래 넓게 펼쳐진 사막을바라본다. 뒷뜰의 불도 물소리도 음악도 꺼져있고  가요리소리도 잦아들가며 다시 고요에 쌓여 어스름 펼쳐지는 또다른 사막의 모습을 바라보고있습니다.
그리고 이사막에  피어오를 꽃들의 향연을 꿈꾸어봅니다.
겨울이 오면 이사막에 몇일이고 흠뿍이 비가내립니다. 뜨거운 태양, 타는듯한 대지속에 소중히 가꾸어온 생명의 씨앗들이 물기를 가득 머금고 생명의 씨를 발아 시켜 현란한 색깔로 다장하고 온사방 지천으로 피어오릅니다. 아름운 꽃의 향연엔 환의 노래를 부르며  생명의 기적을 새삼 느껴 볼겄입니다.